10월의 어느 주말, 나트랑에서 보낸 하루
나트랑에서의 주말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이곳에서 살고 일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매주 맞이하는 주말은 여전히 특별하다. 도시와 바다가 공존하는 나트랑은 내가 사는 곳이면서도, 나에게 늘 새로움을 선사하는 공간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나트랑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아침은 Alma Resort의 수영장에서 시작했다. 아침 일찍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나의 주말 루틴이다. 이곳은 언제 와도 조용하고 평화롭다. 하늘은 푸르고, 수영장에 비친 나무들의 잎사귀가 바람에 흔들리며 물결 위로 작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물속에 천천히 몸을 담그면 온몸의 근육이 풀리며 일주일의 피로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가벼운 자유형으로 물속을 헤엄치며 바깥 세상의 소음은 저 멀리 사라지고, 물속의 고요함만 남는다.
수영을 마친 후에는 수영장 옆 카페에 들러 신선한 과일 주스를 한 잔 주문했다. 달콤한 파파야와 망고가 들어간 주스를 마시며 해변을 바라본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앉는 이 순간이 너무나 좋다. 모든 고민과 걱정은 잠시 잊혀지고, 그저 '지금'에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카페에서 여유를 즐긴 후, 나는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나트랑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혼쌤(Hon Tam) 섬이다. 혼쌤은 나트랑에 있는 여러 섬 중 하나로, 고요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곳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아직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더욱 좋았다.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잔잔한 파도가 배를 살짝 흔들며 나를 마치 다른 세상으로 안내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혼쌤 섬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해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이곳의 모래는 부드럽고 따뜻해서 맨발로 걷기 딱 좋다. 발끝에 닿는 바닷물의 시원함이 몸을 감싸며 긴장을 풀어준다. 파도 소리는 나에게 언제나 안정감을 주는 소리다. 한참 동안 해변을 따라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싶었지만, 오늘은 그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섬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마치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깜란에 있는 하랑식당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곳은 나의 단골 한식당으로, 맛있는 삼겹살이 항상 나를 반겨준다. 하랑식당의 위치는 456 Đinh Tiên Hoàng, Cam Hải Tây, Cam Lâm, Khánh Hòa에 있다. 조금 멀지만, 그 맛을 생각하면 거리도 문제되지 않는다.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삼겹살을 주문했다. 하랑식당의 삼겹살은 두툼하고 바삭하게 구워져 나와서, 그 한 점을 입에 넣으면 고소한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고기와 함께 나온 신선한 상추, 마늘, 쌈장을 곁들여 먹으면, 그 순간만큼은 한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서 삼겹살을 먹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국의 맛과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날, 이곳은 언제나 나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작은 쉼터가 된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다시 나트랑 시내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발길이 가는 대로 시내를 걸어보기로 했다. 나트랑의 시내는 작은 상점들과 카페들로 가득 차 있어 구경하기에도 좋고, 어딘가에 잠시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해변가를 따라 나 있는 길을 걸으며 느긋하게 바닷바람을 맞았다.
카페에 잠시 들러 아이스 라떼를 한 잔 주문했다. 더운 날씨에 차가운 커피가 너무나 시원하고 달콤하게 느껴졌다. 창가 자리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니, 해변가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왔다. 그 사람들처럼 나 역시 천천히 걸으며, 아무런 목적 없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저물 무렵 나는 다시 해변으로 나갔다. 일몰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나트랑의 일몰은 언제 봐도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다. 하늘은 점점 붉게 물들어가고, 그 붉은 빛이 바다 위에 비쳐 나와 주변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순간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는 그저 조용히 이 풍경을 마음속에 담았다.
일몰이 끝나고 나서 나는 다시 Alma Resort로 돌아갔다. 리조트 내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으며 하루 동안 쌓였던 피로를 풀었다.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나는 오늘의 하루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리고 이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무리된다. 나트랑에서의 주말은 언제나 특별하다. 이곳에서 보내는 일상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 나가며,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 쌓여간다.
다시 내일부터 카지노 근무가 시작돼 나트랑에서 설레는 하루가 또 시작되겠군.